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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불어] 0547. 착한 돼지

눈기러기 2026. 7. 1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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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돼지 良猪

 

강남江南 숙주宿州의 휴계현睢溪縣 입구에서 어떤 사람이 살해당하고 시체는 우물에 던져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관리들이 검험해 보았으나 범인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돼지 한 마리가 말 앞으로 다가오더니 아주 서글프게  울었다. 관아의 하인들이 쫓아냈지만, 돼지는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
“저 짐승에게 무슨 호소할 일이라도 있는 건가?”
관리가 말하자 돼지는 앞발을 굽혀 무릎을 꿇고서 고개를 조아리는 시늉을 했다. 관리는 돼지를 따라가 보라고 명령했다.
돼지는 일어나 길을 안내하기 시작하더니, 어떤 집의 사립문을 밀고 들어갔다. 그리고 나지막한 침대로 달려가서 침대 밑에서 칼 한 자루를 입으로 물어 끄집어냈다. 칼날에는 아직도 핏자국이 선명했다. 그 집 주인을 붙잡아서 심문해 보니 정말로 살인범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돼지가 의롭다고 생각해서 돈을 조금씩 걷어 마을의 절에서 그 돼지를 길러주면서 “착한 돼지”라고 불렀다. 십여 년 뒤 돼지가 죽자 절의 스님이 감실을 만들어 묻어 주었다.


○ 良猪
江南宿州睢溪口民被殺, 投尸于井, 官驗無凶手. 忽一猪來至馬前, 啼甚慘, 從役驅之不去. 官曰: “畜有所訴乎?” 猪跪前蹄, 若叩首狀, 官命隨之行. 猪起前導, 至一室, 排戶入, 豬奔臥榻前, 以嘴嚙地出刀, 血迹尚新. 執其人訊之, 果殺人者. 鄉人義之, 各出費養猪於佛舍, 號曰“良猪”. 十餘年死, 寺僧爲龕埋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