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자불어

[속자불어] 0940. 시신의 원한

눈기러기 2026. 5. 9. 21:04

지괴 > 속자불어

시신의 원한 屍變

 

은현鄞縣 사람 탕아달湯阿達이 경사京師에 살았는데 그 사람의 형이 경사에 왔는데 인사를 가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 그 이유를 물으니 다음과 같이 답했다.
20년 전, 탕아달은 형과 함께 어떤 이웃 여자의 시신을 지킨 적이 있었다. 밤중에 형이 누각 아래로 차를 가지러 내려갔을 때였다. 탕아달은 시신의 미모에 마음이 끌려서 음흉한 생각이 피어 올랐다. 한참 동안 쳐다 보는데 문득 시체가 일어서더니 방을 빙글 돌아 탕아달을 쫓아왔다. 탕아달은 문으로 도망치려고 달려갔는데 문은 이미 바깥에서 잠겨 있었다. 형이 누각을 올라 오다가 시체가 동생을 쫓아다니는 모습을 보고는 두려워서 문을 잠가 버린 것이었다. 탕아달이 창문을 타고 넘어 도망치자 시체는 창을 뛰어 넘지는 못했다. 탕아달은 지붕 기와 위에서 죽은 듯이 기절했고 시체 역시 뻣뻣하게 서서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옆집 사람들이 누각 위로 올라와서 살펴 볼 때까지도 시신은 뻣뻣하게 서 있었다. 그래서 쌀체를 가져와서 시신을 눕히고 염해서 장례를 마저 치렀다.
사흘 후, 탕아달이 시내 저잣거리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대낮인데도 이 옆집 여자가 그에게 불량하다면서 욕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탕아달은 성으로 거처를 옮기고 그 뒤 다시 경사로 들어와 살게 되었으며, 지금까지도 감히 고향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屍變
鄞縣湯阿達在京, 其兄來而不禮. 或問之故, 曰廿年前曾與兄守一鄰女之屍, 兄下樓取茶, 阿達慕屍之美, 有邪心. 看之良久, 屍忽立起, 繞室逐之. 阿達至門想走, 而門已外扣, 蓋其兄上樓時見屍相逐, 故畏之而扣門也. 阿達跳窗走, 屍不能跳. 阿達暈死瓦上, 屍亦僵立不動. 次早, 家人上樓視之, 屍猶僵立, 乃取米篩降屍而殮之. 隔三日, 阿達從市歸, 白日見此女詈其不良. 阿達入城, 再入京, 至今不敢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