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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불어] 0463. 백천덕

눈기러기 2026. 6. 1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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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천덕 白天德


호주湖州 동문東門 바깥에 주周 씨 가문이 있었는데, 그 집 부인이 답청절踏靑節[각주:1]에 성에 들어갔다가 사귀邪鬼에 쓰여 돌아왔다. 집안에서는 도사 손경서孫敬書를 불러와서 천봉주天篷呪[각주:2]를 읊게 하고, 고귀봉拷鬼棒으로 부인의 몸을 때렸다.
그러자 부인에게 붙은 요괴가 말했다.
“나는 백천덕白天德이다. 부인에게 해를 끼치는 건 내 동생 유덕維德이고 나하고는 아무 상관 없다.”
손경서는 부적으로 백유덕을 불러내서 물었다.
“너는 주 씨 집안 부인하고 무슨 원한이 있느냐?”
“원한은 없다. 길에서 보고 부인의 미모가 마음에 들어서 인연을 맺었을 뿐이다. 부인을 아끼게 되었는데 어찌 해치겠는가?”
“너는 전에 어디에 살았느냐?”
“동문 현제묘玄帝廟에 붙어 지내면서 향화香火를 훔쳐 흠향한 지가 벌써 수백 년이다.”
“동문의 묘당은 현제태자玄帝太子의 궁이다. 당시 군郡 전체의 화재를 진압하려는 목적으로 현제묘를 세우기로 했고, 그래서 이궁離宮 동쪽에 지었던 것이다. 네놈이 어찌 멋대로 현제묘를 입에 담는단 말이냐!”
“화재를 진압하려면 원인을 막아야지 결과를 막아서는 안 된다. 나무를 자를 때 뿌리를 베어야지 가지를 베어서는 안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너는 도사라는 자가 오행상생과 오행상극의 이치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그런 주제에 주술로 나를 쫓아낼 수는 있겠느냐?”
요괴는 도사의 어깨를 치면서 크게 웃고 떠나갔다.
주 씨의 부인 역시 결국은 회복되었다.


白天德
湖州東門外有周姓者, 其妻踏靑入城, 染邪歸. 其家請道士孫敬書誦天篷咒, 用拷鬼棒擊之. 妖附其妻供云: “我白天德也, 爲祟者我弟維德, 與我無干.” 孫書符喚維德至, 問: “汝與周家婦何仇?” 曰: “無仇. 我路遇, 愛其美, 故與結緣. 方愛之, 豈肯害之?” 問: “汝向住何處?” 曰: “附東門玄帝廟側, 偷享香火已數百年.” 孫曰: “東門廟是玄帝太子之宮, 當時創立, 原爲鎮壓合郡火災, 故立廟離宮東首. 汝何得妄云玄帝廟耶?” 妖云: “治火灾當治其母, 不當治其子. 猶之伐木者當克其本, 不克其枝. 汝作道士而五行生克之理茫然不知, 尙要行法來驅我耶?” 拍其肩大笑去. 周氏妻亦竟無恙.

  1. 청명절淸明節(양력 4월 5일 경)을 가리킨다. 본래 ‘답청’은 청명절 전후에 교외로 놀러 나가는 행사로 청명절과 날짜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았으나, 후대에는 혼용되었다. [본문으로]
  2. 천봉주天篷呪는 북두구신北斗九宸인 천봉天蓬, 천임天任, 천충天衝, 천보天輔, 천영天英, 천예天芮, 천주天柱, 천심天心, 천금天禽 중 천봉신의 이름을 딴 주문으로 천봉신변볍天篷神變法이라고도 한다. 귀신이 이 주문을 세 번 들으면 눈이 문드러지면서 죽는다고 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