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만 이기면 항복하는 귀신 鬼有三技過此鬼道乃窮
효렴孝廉 채기蔡琦가 항상 말씀하셨다.
“귀신에게는 세 가지 기술이 있다. 첫째는 홀리는 것迷이고, 둘째는 방해하는 것遮이고 셋째는 위협하는 것嚇이다.”
누군가가 물었다.
“세 가지 기술이 무엇입니까?”
“내 사촌 동생 여呂 씨가 송강현松江縣의 늠생廩生인데 성품이 호방해서 자기 자신을 ‘활달선생豁達先生’이라고 부른다.
예전에 날이 어두워질 무렵 묘호泖湖 서쪽 동네를 지나는데, 아름답게 화장을 한 부인 한 명이 밧줄을 들고 허겁지겁 달려가는 것이 눈에 띄었다. 부인은 멀리서 여 씨를 발견하고서는 나무 뒤로 달려가서 몸을 피했는데, 그때 들고 있던 밧줄을 땅에 떨어뜨렸다. 여 씨가 밧줄을 집어 들고 살펴보니 새끼줄이었는데, 축축하고 어두운 기운이 느껴지는 냄새가 났다. 그래서 이것이 목매달아 죽은 액귀縊鬼의 밧줄이라는 것을 깨닫고, 밧줄을 품 안에 넣고 계속 길을 갔다. 그러자 여자가 나무 뒤에서 나와 여 씨의 앞으로 가서 길을 막았다. 왼쪽으로 가면 왼쪽을 막고 오른쪽으로 가면 오른쪽을 막았다. 여 씨는 이게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귀신 담장(鬼打牆)’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냥 곧바로 뚫고 지나갔다. 귀신은 어쩔 수 없이 길게 울부짖더니, 머리를 흐트러뜨리고 피를 줄줄 흘리면서 혀를 한 자나 늘어뜨린 모습으로 변하여 여 씨에게 덤벼들었다.
여 씨가 말했다.
‘네가 아까 곱게 화장을 한 것은 나를 홀리려 한 것이고, 앞에서 길을 막은 것은 나를 방해하려 한 것이다. 지금 이런 끔찍한 모습으로 변한 것은 나를 위협하려 하는 것이렸다. 세 가지 기술을 다 썼는데 나는 전혀 두렵지 않으니, 이제 더 쓸 만한 기술도 없겠구나. 너는 내가 평소 활달선생이라고 하고 다니는 것을 알긴 하느냐?’
그러자 귀신은 다시 처음 모습으로 돌아가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빌었다.
‘저는 성안에 살던 시施 씨인데 남편하고 말다툼을 했다가 홧김에 직접 목을 매 버렸습니다. 지금 듣기로 묘호 동쪽 마을의 어떤 부인도 자기 남편하고 사이가 좋지 않다길래 그 사람을 잡아다 제 자리를 대신하게 하려고 했습니다. 가는 길에 선생님께서 길을 막으시고 제 밧줄까지 가져가실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로 제가 더 이상 어떻게 할 방법이 없사오니, 그저 선생님께서 제가 환생하도록 도와주시기만을 빌 뿐입니다.’
‘환생은 어떻게 시켜 주면 되는가?’
‘제 대신 시 씨 가문에 말을 전해 주시겠습니까. 법사法事를 준비하고 고승高僧을 초청해서 왕생주往生咒를 많이 외운다면 저도 조만간 환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 씨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내가 바로 고승이다. 내 너를 위해 왕생주를 한 차례 읊어 주마.’
그리고 소리 높여 외웠다.
‘좋고 넓은 이 세계, 막는 것도 거리낄 것도 없으니 죽은 사람은 떠나고 산 사람은 오면 그만, 대신시킬 게 뭐가 있는가! 가려는 사람이야 그냥 가면 그만, 어찌 아니 상쾌할까!’
귀신은 황홀하니 깨달음을 얻고서 바닥에 엎드려 두 번 절하더니 달려가서 모습을 감추었다. 나중에 그 지역 사람들이 ‘그 장소는 옛날부터 별로 좋지 않았는데 활달선생이 지나간 뒤로는 다시는 동티가 나지 않았다’고들 이야기했다고 한다.”
○ 鬼有三技過此鬼道乃窮
蔡魏公孝廉常言: “鬼有三技: 一迷, 二遮, 三嚇.” 或問: “三技云何?” 曰: “我表弟呂某, 松江廩生, 性豪放, 自號‘豁達先生’. 嘗過泖湖西鄉, 天漸黑, 見婦人面施粉黛, 貿貿然持繩索而奔; 望見呂, 走避大樹下, 而所持繩則遺墜地上. 呂取觀, 乃一條草索, 嗅之, 有陰霾之氣, 心知爲縊死鬼, 取藏懷中, 徑向前行. 其女出樹中, 往前遮攔, 左行則左攔, 右行則右攔. 呂心知俗所稱‘鬼打牆’是也, 直衝而行. 鬼無奈何, 長嘯一聲, 變作披髮流血狀, 伸舌尺許, 向之跳躍. 呂曰: ‘汝前之塗眉畫粉, 迷我也; 向前阻拒, 遮我也; 今作此惡狀, 嚇我也. 三技畢矣, 我總不怕, 想無他技可施. 爾亦知我素名豁達先生乎?’ 鬼仍復原形, 跪地曰: ‘我城中施姓女子, 與夫口角, 一時短見自縊. 今聞泖東某家婦, 亦與其夫不睦, 故我往取替代. 不料半路被先生截住, 又將我繩奪去. 我實在計窮, 只求先生超生.’ 呂問: ‘作何超法?’ 曰: ‘替我告知城中施家, 作道場, 請高僧, 多念往生咒, 我便可托生.’ 呂笑曰: ‘我即高僧也, 我有《往生咒》爲汝一通.’ 即高唱曰: ‘好大世界, 無遮無礙, 死去生來, 有何替代! 要走便走, 豈不爽快!’ 鬼聽畢, 恍然大悟, 伏地再拜, 奔趨而去. 後土人云: 此處向不平靜, 自豁達先生過後, 永無爲祟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