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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불어] 0527. 광신부의 호선

눈기러기 2026. 6. 2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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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부의 호선  廣信狐仙

 

포정사布政使 서지정徐芷亭[각주:1]은 예전에 광신부廣信府의 지부知府를 지낸 적이 있었다.
광신부 관아 서쪽에는 몇 년째 폐쇄해 놓은 방이 있었는데 사람들의 말로는 그 안에 여우가 있다고 했다. 서徐 부인夫人은 그 말을 믿지 않고 직접 가서 확인해 보았다. 방 안에서 코 고는 소리가 들렸는데 막상 문을 열어보니 사람은 보이지 않고 침대에서 소리만 들려왔다. 부인이 막대기로 침대를 두드리자 허공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인께서는 때리지 말아 주십시오. 저는 오강자吳剛子라고 합니다. 여기 머문 지 백여 년이 되어서 슬슬 떠나고 싶긴 합니다만, 몇 번인가 이사를 가려고 했더니 이곳의 문신門神이 나가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부인께서 저를 위해 제삿상을 마련해서 문신에게 대신 부탁을 해 주시면 저도 바로 공관公館에서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서 부인은 깜짝 놀라서 술과 고기를 마련하여 대나무 침대를 향해 제삿상을 차려 놓고 문신門神에게도 같이 제사를 지내어 자초지종을 알렸다.
다시 허공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제가 부인께 은혜를 입었는데 갚을 방법이 없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먼저 삼가 축하를 드리겠습니다. 지부 어르신께서 조만간 승진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당부드리고 싶은 것이, 7월 7일에는 절대로 도련님을 데리고 홍매원紅梅園에 놀러 가지 마십시오. 그 날은 악귀가 홍매원에서 사고를 칠 수도 있습니다.”
말이 끝나고 방은 조용해졌다.
7월 7일이 되었을 때 포정사의 사촌형이 홍매원을 지나칠 일이 있었는데, 붉은 옷을 입은 아이 둘이 나무 위에서 손을 흔들어 그를 불렀다. 다가갔더니 둘 다 사라지고, 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정원에 꾸며놓은 돌산이 무너지는 소리였다. 포정사의 사촌형도 하마터면 돌에 깔릴 뻔 했다. 서 공은 9월에 공남도대贛南道臺로 승진했다.
서 공의 아들 서병감徐秉鑒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다.


○ 廣信狐仙
徐芷亭方伯, 初守廣信府, 有西廂房鎖閉多年, 云中有狐. 徐夫人不信, 親往觀之. 聞鼾呼聲, 啓戶無人, 聲從一榻中出. 夫人以棍敲之, 空中有人語云: “夫人莫打. 我吳剛子也, 居此百餘年, 頗有去意, 數欲移居而門神攔我. 夫人可爲我祭之, 且代爲乞情, 則我讓出朝廷公廨矣.” 夫人大駭, 具酒肴, 向竹床陳設, 兼祭門神, 告以原委. 又聞空中語曰: “我受夫人恩, 愧無以報, 謹來賀喜: 府上老爺即日升官. 奉囑者, 七月七日切勿抱官官到紅梅園嬉戲, 其日恐有惡鬼在園作祟.” 言畢寂然. 到期, 方伯表兄某過園, 見樹上有兩紅衣兒以手招人, 就視之, 幷無形影, 但聞崩頹之聲, 則假山石倒矣, 幾爲所壓. 九月間, 徐公升贛南道.
此事徐公子秉鑒爲我言.

  1. 정확한 인적 사항은 알 수 없는데, 원매袁枚의 시 중 「기서천방백서지정동년오십사운寄西川方伯徐芷亭同年五十四韻」이라는 시가 있어 원매의 진사 동기로 추정된다. 헤이본샤의 번역본에서는 건륭乾隆 기미년己未年에 진사로 합격한 서지정徐芷汀(본명 서원徐垣)인데 이름에 오자가 있다고 보았다. [본문으로]